inner peace

짧은 이야기 2013. 9. 23. 21:25

다행히도 여행은 즐겁고 너무나도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.


다만 숙소에 이XXX 백성님들이 너무 많아 inner peace가 종종 무너지고 있는데

현재 20명 정도가 여기 머무르며 웃고 떠들고 뭐 그러고 있다.


먼저 제가 XX인 혐오증 환자임을 밝힙니다.


* 이XXX 백성 사전에 없는 것

진동 - 밤 12시 넘어서 메세지가 계속 띵똥띵똥. 전화벨이 따르르릉.

매너

배려

sorry - 사실 사소한 일에도 (복도에서 마주치기만 해도 쉽게 하는 말)인데 신의 자식들은 절대 안 하심

속삭임 - 어떤 상황에서도 큰 소리로 이야기한다. 새벽 3시에도. 잠 좀 자자.

문을 살살 닫는다. - 느그는 시계도 없나. 역시 잠 좀 자자.

방에 사람들이 자고 있으면 불을 켜지 않는다. - 니 맘대로 하고 싶으면 돈 더 내고 싱글룸으로 가라.

자는 사람 얼굴에 후레시 불을 비추지 않는다. -  더 말하고 싶지도 않다.

잡순 것은 치운다. - 입이 아프려고 한다.

사람 다니는 길목에 앉아 있다가 사람이 다가오면 비킨다. - 좀 비켜라.

쓰레기를 버린다. - 떠난 자리엔 쓰레기 한 가득. 내가 치우까?



* 있는 것

일단 방을 잡고 짐을 다 풀어헤친 후에 데스크로 쫓아와 방 값 깎아달라고 찐따부리기 - 얘들아 협상은 짐 풀기 전에 끝내야지. 착한 사람들에게 뭐하는 짓이니. 무서운 주인이었으면 너희 다 쫓겨났어.

터키 아저씨가 용기 있게 팔레스타인 문제를 꺼내니 '우리는 평화를 원해. 그들은 우리를 해치려고 해. So we need to kill them.' 이라고 대답하기.

- 야 이 개새X, 니 지금 뭐라 캤노. I need to kill y.o.u. 결국 터키 아저씨는

'How do you talk like that?' 하고 방으로 들어가버리셨다.

아저씨 대화나 논쟁은 사람하고 하는 거죠. 신의 자식들과 하는 게 아닙니다.

도둑질 - 코치코르에서 남의 배낭을 털려고 하다가 걸림. 내 배낭과 헷갈렸다. 라는 대답을 했다는데 배낭 주인은 '배낭여행자가 지 배낭을 몰라 본다는게 말이 되냐.'며 털린 것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남김.

돈 안내고 도망가기. - 숙소에 2박하고 어제 아침에 돈 안내고 도망간 애가 있다고. 야 1박에 8000원이다. : 국적이 확실치 않음. 같이 어울려서 노는 건 봤는데.

하루 종일 집에 전화하기 - 나도 물론 자주 하고 있다. 근데 엄마 보고 싶으면 얼렁 집에 가라.

컴퓨터 5분만 빌려 쓰재이 말하고 빌려가 음악 틀어 놓고 온갖 볼 일을 다 보심. - 느그 시계는 아무래도 좀 이상한 것 같아.


모든 것은 전해들은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겪은 것입니다. ㅎㅎ

그리고 웃긴 건 여행 중에 만난 비이XXX 국민들 중에 여럿이 제게 유사한 말을 했다는 거죠.

더 웃긴 건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게 벌써 10년이 넘어간다는 것.

나도 언젠가 '내가 왜 그렇게 신의 자식들을 미워했을까.' 후회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.

(올랑가몰라.)



정원은 이XXX님들과 비이XXX님들의 자리로 나뉘어 이XXX님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기타 열등 국민들은 각자 방으로 흩어지는 이상한 분위기.

하루만 더 참으면 내가 이곳을 떠나니까. 

비쉬케크도 좋고 숙소도 마음에 들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가야만 합니다.




Posted by 미스타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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